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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음악으로 자유를 꿈꾸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는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앤디라는 주인공이 교도소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편지의 2중창’을 트는 장면이다. 사실 이 장면의 길이는 3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보는 사람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어느 날 우연히 간수의 방에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실린 음반을 발견한 앤디는 문을 걸어 잠그고 음반을 틀어 교도소 전역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편지의 이중창’이 흘러나오도록 한다. 갑자기 노래가 흘러나오자  죄수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아름다운 음악에 마치 최면에 걸린 듯 그 자리에 멈춰 서버린 죄수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앤디의 감방 동료인 레드의 독백이 흘러나온다.   “나는 지금도 그때 두 이탈리아 여자들이 무엇을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때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경우도 있는 법이다. 노래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래서 가슴이 아팠다. 이렇게 비천한 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높고 먼 곳으로부터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우리가 갇혀 있는 삭막한 새장의 담벽을 무너뜨리는 것 같았다. 그 짧은 순간, 쇼생크에 있는 우리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인간은 본래 자유로운 존재이기에 세상 모든 감옥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여기서 모차르트 음악은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람들은 앤디의 육체는 가둘 수 있었지만, 그의 머릿속에 있는 모차르트 음악까지 가둘 수는 없었다. 감옥에서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선율을 머리 속으로 되뇌며 앤디는 탈출을 꿈꾸었다. 모차르트 음악이 있었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음악과 함께 앤디의 자유로운 영혼은 교도소 담장을 넘어 저 먼 하늘까지 날아올랐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음악 자유 모차르트 음악 쇼생크 탈출 교도소 전역

2024-02-12

[이 아침에] 나의 사랑, 음악에 바치는 글

어느새 2022년의 마지막 달 12월로  들어섰다. 매해 연말이면 조금씩 해오던 주변 정리를 하다 음악책 4권을 발견했다. ‘피아노 소곡집’과, ‘동요 피아노 곡집’ 등의 피아노 연습곡들을 담은 책이었다. 아마 애들이 초등학생 시절 피아노로 한국 노래를 연주하고 배울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산 것일 것이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책을, 버리지 않았던 것은, 아름다운 한국 노래와 외국 노래들로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증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존했던 책들인데, 이제는, 피아노 초보인 내가 애용하는 음악 교과서가 되었다.       책에 실린 수많은 노래 중에서 홍난파 작곡의 ‘고향의 땅’, 윤극영  작곡의 ‘반달’,  박태현 작곡의 ‘산바람 강바람’ 등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불렀고, 아직도 좋아하는 우리 가곡들이다. 책에는 없지만 홍난파의 ‘금강에 살으리랐다’ 와 현제명의 ‘해는 져서 어두운데’ 등도 가끔 혼자 불러보는 가곡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유행가들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내가 5, 6세 무렵부터 혼자 흥얼거렸던 ‘물결은 출렁출렁, 연락선은 떠나는데….’로 시작되는 가요다.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배운 곡인지 전혀 기억이 없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에 들었던 노래라는 것만 기억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엔 팝송을 많이 들었다. 라디오에서도 ‘새드 무비즈  메이크 미 크라이’,‘딜라일라’,‘테네시 월츠’ 같은 미국노래들을 많이 들려줬다. 그때는 곡의 아름다움과 리듬에 취해서, 노래 가사를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열심히 부르고 즐겼다. 그런데 요즘 다시 보니 가사 내용이 배신, 폭력, 살해 협박과 같은 불건전한 것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 입학 후엔 고전음악을 틀어주는 음악감상실에 자주 다녔다. 강의가 일찍 끝나는 날은, 친구들과 함께 고전음악을 틀어주는 감상실에 가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음악감상실에 다니면서 많은 클래식 음악을 들었고 ,  FM 방송의 고전 음악 프로그램도 열심히 청취하면서 차츰  클래식 음악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바흐에서 시작해서 헨델, 모차르트, 슈베르트,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등 당시 한국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곡가들의 음악은 아직도 나에게 행복을 준다.       운전하면서 모차르트의 ‘휘가로의 결혼’을 들었고, 장거리 운전을 할 때에는 베토벤의 ‘교향곡 3번’을 듣는 것이 감동과 함께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20세기의 위대한 물리학자로 음악애호가이기도 했던 아인슈타인이 했다는 말을 다시 한번 인용해 본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모차르트 음악을 더는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는 고백이다. 언젠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듣고, 그 아름다움에 감동하면서 아인슈타인이 남겼다는 말에 다시 한번 동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김순진 / 교육학 박사이 아침에 사랑 음악 모차르트 음악 클래식 음악 음악책 4권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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